웹사이트 상위노출 취약 건설사·하도급업체 절반이 임금체불…38억원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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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날짜25-09-17 00:41 조회0회 댓글0건본문
웹사이트 상위노출 종합건설업체와 현장 하도급 업체 69곳의 91%에 달하는 63곳에서 임금체불, 불법 하도급 등 법 위반사항 297건이 적발됐다. 임금체불은 감독 대상 업체의 절반에서 확인됐을 정도로 만연했는데, 올해 발생한 임금체불 중 사법처리된 사건은 4건 중 1건 수준에 불과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7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임금체불과 산업안전에 특히 취약한 10개 종합건설업체와 이들 기업이 시공하는 50억원 이상 주요 현장의 하도급 업체 등 총 69곳을 대상으로 감독을 벌인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정부가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임금체불 등에 취약한 건설업에 대해 처음으로 노동관계법령, 산업안전관리 체계를 통합 감독한 결과다.
노동부는 1357명의 임금 38억7000만원을 체불한 업체 34곳을 적발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이다. 임금,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거나 일용직이라는 이유로 법정 수당 등을 주지 않은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노동부는 공사대금과 기성금을 받지 못해 노동자 3분의 1 이상에게 임금 6억2000만원을 주지 않은 업체 한 곳은 청산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처벌할 예정이다. 26곳에서 체불된 33억3000만원은 감독 과정에서 청산했고, 나머지 7곳의 체불액 3억2000만원은 청산 지도 후 시정 중이다.
전문건설업체 7곳은 신용불량 등을 이유로 노동자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노동부가 시정 조치를 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화폐로 직접 노동자에게 전액 지급해야 한다. 한 업체는 견출팀 노동자 7명의 올해 5·6월 임금 3500여만원을 견출팀장에게 일괄 지급했고, 다른 업체는 일용직 노동자 14명의 임금 536만원을 직업소개업체에 지급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이 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기준 임금체불로 신고된 사건 중 기소, 불기소 등으로 처분된 비율은 24.2%에 불과했다. 사법처리율은 2020년 30.4%, 2021년 29.7%, 2022년 25.4%, 2023년 22.6%, 2024년 20.8%로 계속 낮아져왔다. 올해 7월 기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비율은 22.5%다.
임금체불 사건의 사법처리율이 저조한 것은 노동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 조항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조항은 처벌되기 전에 밀린 임금을 빠르게 청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사업주가 밀린 임금 일부를 줄 테니 노동자에게 처벌 불원서를 써달라고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 임금체불은 올 7월까지 11만5471건 발생했는데, 노동자가 처벌 불원서를 제출해 종결된 사건은 4만7378건(41.0%)이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서는 25곳에서 위반 사실을 적발해 2곳을 사법 처리했다. 굴착기에 달기구(훅 해지장치)를 부착하지 않거나, 크레인으로 화물을 인양하는 중에 출입통제를 실시하지 않는 등 산재 예방에 필수적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사업장들이다. 노동부는 안전보건관리비를 부적정하게 사용하거나 관리책임자·안전관리자를 선임하지 않은 24곳 사업장에 과태료 1억1752만원을 부과했다. 또 무자격자에게 일괄 하도급을 맡긴 불법 하도급 사례도 1건 적발해 지자체에 통보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 임금명세서 미교부,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등 기초노동질서 위반 사례도 다수 적발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합동 감독을 정례화해 건설업의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만큼은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했다.
전국 법원장들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정치 현안에 의견을 밝히기를 꺼리는 사법부가 정부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한 건 이례적이다. 정부와 여당에선 사법개혁은 사법부가 자초한 일이라며 강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국법원장회의는 지난 12일 사법제도 개편은 국민을 위한 사법부의 중대한 책무이자 시대적 과제이므로 폭넓은 논의와 숙의 및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개선 논의에 있어 사법부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사법개혁 속도전’을 우려하면서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구해 마련됐다.
전국 법원장 42명은 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추진하는 ① 대법관 증원(14명→26~30명) ② 대법관추천위원회 다양화 ③ 법관평가제도 변경 ④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⑤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안건을 논의했다. 그 결과 판결문 공개 확대와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에는 긍정적 의견을, 나머지 세 안건에는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다.
법원장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은 대법관 증원과 법관평가제도다. 정부는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3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법관 업무가 과중한 상황에서 상고심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한다는 취지인데, 법원장들 사이엔 1·2심 판사를 늘려 하급심부터 충실한 심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회 등 외부 추천 인사들로 법관평가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에 대해선 ‘판결에 대한 간섭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등은 외부 평가를 통해 법관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식 안건은 아니었지만 이번 회의에선 내란특별재판부 설치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재판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건을 무작위 배당하는 기존 방식 대신 국회 등이 특별재판부 구성에 관여하는 건 그 자체로 사법부 권한 침해라는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국회에 특별재판부는 위헌 소지가 크고, 재판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원장들은 개혁 추진 과정에서 법관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일선 법관들은 오는 25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상고심 제도 개선 관련 토론회’를 열고 사법개혁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주간경향] 이재명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 방안’ 골자가 나왔다. 지난 9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①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을 중개·경매하는 도매시장법인 간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고, 경매 외에 예약 거래 방식을 확대하며, 도매시장법인의 중개수수료(거래금액의 7% 이하)를 낮추는 방안과 함께 ②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시켜 전체 농산물 유통의 50%를 담당토록 하겠다는 내용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농식품부가 발표할 카마그라구입 계획이지만, 이날 송 장관의 보고 내용은 지난 정부에서 발표한 방안을 조금 다듬은 수준이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도매법인의 경쟁을 촉진하는 방법과 관련해 세부적인 수단을 담을 예정이고, 온라인 도매시장도 물류기지까지 연계해서 구체화하고 이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 방안은 사실상 공영 도매시장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서울 가락시장을 염두에 둔 조치다. 가락시장은 전국 32개 농산물 공영 도매시장 중에서 가장 크고, 취급하는 물량도 많다. 매일 경매가 진행되고 낙찰가는 공개되는데, 전국의 농민과 상인들은 이 가락시장 낙찰가를 보고 자신이 취급하는 농산물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기준 자료로 쓴다. 다만 가락시장 낙찰가는 그날의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가격 등락 폭이 심하다. 예컨대 폭설이나 폭우가 내려 산지에서 가락시장으로 가는 물량이 줄어들면 그날은 공급 부족으로 낙찰가가 상승한다. 농식품부는 경매제 외에도 미리 물량과 가격을 결정하는 예약 거래를 늘려 이런 경매제의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판단이다.
현재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청과) 경매를 진행하는 도매시장법인은 총 6곳인데, 이들은 한 번도 퇴출된 적이 없다. 농식품부는 도매시장법인을 평가하는 위원회를 설치해 법인이 서비스를 개선하고 중개수수료를 낮추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여기에 온라인 도매시장까지 활성화하면, 가락시장을 통한 유통이 줄고 생산지에서 바로 소비지로 배송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셀러와 연계되지 않는 온라인 도매시장은 성공 못 해
특히 송 장관이 가장 중점을 두는 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2023년 개설한 온라인도매시장이다. 현재는 많은 물량을 취급할 수 있는 공급자와 소비자만 이곳에서 거래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출 계획이다. 온라인 도매시장에 물류센터를 도입하고, 정부가 물류비 일부를 담당한다. 생산자가 물류센터까지 농산물을 배송하면, 물류센터에서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구조다. ‘쿠팡’과 비슷한 방식이다.
지난해 농식품부는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 규모를 5000억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실제로 6737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기존 가락시장 물량이 온라인 도매시장으로 이동했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가락시장 거래물량과 거래금액이 줄어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실제 거래 없이 편법으로 거래 기록만 남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도매시장은 농산물 구매자금을 한 달간 무이자로 빌려주는데 이를 받기 위해 허위 기표가 이뤄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온라인 도매시장은 확대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양석준 상명대 교수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거래하는 방식이 확대돼야 한다면서도 지금처럼 온라인 도매시장이 대규모 직매입 방식으로 쿠팡의 유통방식을 따라가는 건 성공할 수도 없고, 성공해서도 안 된다. 온라인 시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물류센터 등 물류에만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면서 성공했는데, 정부가 물류에 대한 투자도 없이 쿠팡처럼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망하는 겁니다. 실제로 ‘도매꾹’이나 ‘도매매’ 같은 온라인 도매업체들은 도매 플랫폼만 제공하고, 이를 통해 생산자들과 셀러(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을 운영하는 온라인 소매상)들을 연결해 줘요. 셀러와 연계되지 않는 온라인 도매시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지역 도매시장은 이미 망해가는 중
전국의 농산물이 가락시장으로 몰리고, 가락시장에서 거래돼 다시 전국으로 분산되는 지금의 유통구조야말로 불필요한 유통비용을 늘리는 일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최병옥·정은미 연구위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지역유통 순환체계와 지방 도매시장 기능 재편 사례’ 논문을 보면, 강원도 춘천의 공영 도매시장의 경우, 지역 과일의 반입 비율이 2.5%에 불과했다. 생산자들이 서울 가락도매시장이나 경기도 구리도매시장까지 1시간 내외로 이동이 가능하다 보니, 가격을 더 쳐주는 수도권으로 직접 출하하기 때문이다. 지역 공영 도매시장의 ‘수집’ 기능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얘기다.
최병옥 연구위원은 주간경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매시장법인들이 수집 부문에 투자해서 ‘우리 쪽으로 출하해 달라’고 홍보도 하고, 높은 가격으로 잘 팔아주겠다고도 하고, 관계도 잘 구축하면서 물량을 유치해야 하는데, 그냥 농가들이 농산물을 들고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수집 활동은 안하고 중개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지방 도매시장에는 능력이 안 되는 법인이 굉장히 많아요. 거의 다 망했죠. 그런데 퇴출을 안 시키고 그냥 이고 가는 겁니다. 기능이 다한 도매시장과 법인들은 과감히 통·폐합하고, 권역별로 일부만 남겨 지역의 농산물을 수집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비효율적인 부분을 줄일 수 있죠. 하지만 주간경향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안에는 이런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역대 정부마다 유통구조 개혁을 얘기하지만, 유통 전문가들은 이것만으로 물가를 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당장 출하가 진행 중인 햇사과도 주산지인 경북 지역의 산불에 병충해까지 겹쳐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기후위기 하나만의 문제도 아니다. 농가는 고령화하고 조직화하지 못한 데다, 정부가 물가 억제를 위해 낮은 관세로 들어오는 수입물량을 늘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농가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취급하는 유통업체 대표 A씨는 주간경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 농정의 가장 큰 문제는 그 품목의 성격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유통도 마찬가지에요. 생산자, 유통인, 학자, 공무원 등 관계자 모두가 들어가 논의하는 품목별 심의위원회 같은 걸 꾸리고 하나씩 접근해야지요. 역대 정부마다 그냥 유통구조만 잡겠다고 하니 답이 안 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7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임금체불과 산업안전에 특히 취약한 10개 종합건설업체와 이들 기업이 시공하는 50억원 이상 주요 현장의 하도급 업체 등 총 69곳을 대상으로 감독을 벌인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정부가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임금체불 등에 취약한 건설업에 대해 처음으로 노동관계법령, 산업안전관리 체계를 통합 감독한 결과다.
노동부는 1357명의 임금 38억7000만원을 체불한 업체 34곳을 적발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이다. 임금,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거나 일용직이라는 이유로 법정 수당 등을 주지 않은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노동부는 공사대금과 기성금을 받지 못해 노동자 3분의 1 이상에게 임금 6억2000만원을 주지 않은 업체 한 곳은 청산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처벌할 예정이다. 26곳에서 체불된 33억3000만원은 감독 과정에서 청산했고, 나머지 7곳의 체불액 3억2000만원은 청산 지도 후 시정 중이다.
전문건설업체 7곳은 신용불량 등을 이유로 노동자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노동부가 시정 조치를 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화폐로 직접 노동자에게 전액 지급해야 한다. 한 업체는 견출팀 노동자 7명의 올해 5·6월 임금 3500여만원을 견출팀장에게 일괄 지급했고, 다른 업체는 일용직 노동자 14명의 임금 536만원을 직업소개업체에 지급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이 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기준 임금체불로 신고된 사건 중 기소, 불기소 등으로 처분된 비율은 24.2%에 불과했다. 사법처리율은 2020년 30.4%, 2021년 29.7%, 2022년 25.4%, 2023년 22.6%, 2024년 20.8%로 계속 낮아져왔다. 올해 7월 기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비율은 22.5%다.
임금체불 사건의 사법처리율이 저조한 것은 노동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 조항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조항은 처벌되기 전에 밀린 임금을 빠르게 청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사업주가 밀린 임금 일부를 줄 테니 노동자에게 처벌 불원서를 써달라고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 임금체불은 올 7월까지 11만5471건 발생했는데, 노동자가 처벌 불원서를 제출해 종결된 사건은 4만7378건(41.0%)이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서는 25곳에서 위반 사실을 적발해 2곳을 사법 처리했다. 굴착기에 달기구(훅 해지장치)를 부착하지 않거나, 크레인으로 화물을 인양하는 중에 출입통제를 실시하지 않는 등 산재 예방에 필수적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사업장들이다. 노동부는 안전보건관리비를 부적정하게 사용하거나 관리책임자·안전관리자를 선임하지 않은 24곳 사업장에 과태료 1억1752만원을 부과했다. 또 무자격자에게 일괄 하도급을 맡긴 불법 하도급 사례도 1건 적발해 지자체에 통보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 임금명세서 미교부,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등 기초노동질서 위반 사례도 다수 적발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합동 감독을 정례화해 건설업의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만큼은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했다.
전국 법원장들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정치 현안에 의견을 밝히기를 꺼리는 사법부가 정부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한 건 이례적이다. 정부와 여당에선 사법개혁은 사법부가 자초한 일이라며 강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국법원장회의는 지난 12일 사법제도 개편은 국민을 위한 사법부의 중대한 책무이자 시대적 과제이므로 폭넓은 논의와 숙의 및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개선 논의에 있어 사법부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사법개혁 속도전’을 우려하면서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구해 마련됐다.
전국 법원장 42명은 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추진하는 ① 대법관 증원(14명→26~30명) ② 대법관추천위원회 다양화 ③ 법관평가제도 변경 ④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⑤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안건을 논의했다. 그 결과 판결문 공개 확대와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에는 긍정적 의견을, 나머지 세 안건에는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다.
법원장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은 대법관 증원과 법관평가제도다. 정부는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3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법관 업무가 과중한 상황에서 상고심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한다는 취지인데, 법원장들 사이엔 1·2심 판사를 늘려 하급심부터 충실한 심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회 등 외부 추천 인사들로 법관평가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에 대해선 ‘판결에 대한 간섭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등은 외부 평가를 통해 법관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식 안건은 아니었지만 이번 회의에선 내란특별재판부 설치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재판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건을 무작위 배당하는 기존 방식 대신 국회 등이 특별재판부 구성에 관여하는 건 그 자체로 사법부 권한 침해라는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국회에 특별재판부는 위헌 소지가 크고, 재판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원장들은 개혁 추진 과정에서 법관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일선 법관들은 오는 25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상고심 제도 개선 관련 토론회’를 열고 사법개혁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주간경향] 이재명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 방안’ 골자가 나왔다. 지난 9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①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을 중개·경매하는 도매시장법인 간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고, 경매 외에 예약 거래 방식을 확대하며, 도매시장법인의 중개수수료(거래금액의 7% 이하)를 낮추는 방안과 함께 ②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시켜 전체 농산물 유통의 50%를 담당토록 하겠다는 내용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농식품부가 발표할 카마그라구입 계획이지만, 이날 송 장관의 보고 내용은 지난 정부에서 발표한 방안을 조금 다듬은 수준이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도매법인의 경쟁을 촉진하는 방법과 관련해 세부적인 수단을 담을 예정이고, 온라인 도매시장도 물류기지까지 연계해서 구체화하고 이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 방안은 사실상 공영 도매시장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서울 가락시장을 염두에 둔 조치다. 가락시장은 전국 32개 농산물 공영 도매시장 중에서 가장 크고, 취급하는 물량도 많다. 매일 경매가 진행되고 낙찰가는 공개되는데, 전국의 농민과 상인들은 이 가락시장 낙찰가를 보고 자신이 취급하는 농산물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기준 자료로 쓴다. 다만 가락시장 낙찰가는 그날의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가격 등락 폭이 심하다. 예컨대 폭설이나 폭우가 내려 산지에서 가락시장으로 가는 물량이 줄어들면 그날은 공급 부족으로 낙찰가가 상승한다. 농식품부는 경매제 외에도 미리 물량과 가격을 결정하는 예약 거래를 늘려 이런 경매제의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판단이다.
현재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청과) 경매를 진행하는 도매시장법인은 총 6곳인데, 이들은 한 번도 퇴출된 적이 없다. 농식품부는 도매시장법인을 평가하는 위원회를 설치해 법인이 서비스를 개선하고 중개수수료를 낮추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여기에 온라인 도매시장까지 활성화하면, 가락시장을 통한 유통이 줄고 생산지에서 바로 소비지로 배송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셀러와 연계되지 않는 온라인 도매시장은 성공 못 해
특히 송 장관이 가장 중점을 두는 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2023년 개설한 온라인도매시장이다. 현재는 많은 물량을 취급할 수 있는 공급자와 소비자만 이곳에서 거래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출 계획이다. 온라인 도매시장에 물류센터를 도입하고, 정부가 물류비 일부를 담당한다. 생산자가 물류센터까지 농산물을 배송하면, 물류센터에서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구조다. ‘쿠팡’과 비슷한 방식이다.
지난해 농식품부는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 규모를 5000억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실제로 6737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기존 가락시장 물량이 온라인 도매시장으로 이동했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가락시장 거래물량과 거래금액이 줄어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실제 거래 없이 편법으로 거래 기록만 남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도매시장은 농산물 구매자금을 한 달간 무이자로 빌려주는데 이를 받기 위해 허위 기표가 이뤄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온라인 도매시장은 확대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양석준 상명대 교수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거래하는 방식이 확대돼야 한다면서도 지금처럼 온라인 도매시장이 대규모 직매입 방식으로 쿠팡의 유통방식을 따라가는 건 성공할 수도 없고, 성공해서도 안 된다. 온라인 시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물류센터 등 물류에만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면서 성공했는데, 정부가 물류에 대한 투자도 없이 쿠팡처럼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망하는 겁니다. 실제로 ‘도매꾹’이나 ‘도매매’ 같은 온라인 도매업체들은 도매 플랫폼만 제공하고, 이를 통해 생산자들과 셀러(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을 운영하는 온라인 소매상)들을 연결해 줘요. 셀러와 연계되지 않는 온라인 도매시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지역 도매시장은 이미 망해가는 중
전국의 농산물이 가락시장으로 몰리고, 가락시장에서 거래돼 다시 전국으로 분산되는 지금의 유통구조야말로 불필요한 유통비용을 늘리는 일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최병옥·정은미 연구위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지역유통 순환체계와 지방 도매시장 기능 재편 사례’ 논문을 보면, 강원도 춘천의 공영 도매시장의 경우, 지역 과일의 반입 비율이 2.5%에 불과했다. 생산자들이 서울 가락도매시장이나 경기도 구리도매시장까지 1시간 내외로 이동이 가능하다 보니, 가격을 더 쳐주는 수도권으로 직접 출하하기 때문이다. 지역 공영 도매시장의 ‘수집’ 기능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얘기다.
최병옥 연구위원은 주간경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매시장법인들이 수집 부문에 투자해서 ‘우리 쪽으로 출하해 달라’고 홍보도 하고, 높은 가격으로 잘 팔아주겠다고도 하고, 관계도 잘 구축하면서 물량을 유치해야 하는데, 그냥 농가들이 농산물을 들고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수집 활동은 안하고 중개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지방 도매시장에는 능력이 안 되는 법인이 굉장히 많아요. 거의 다 망했죠. 그런데 퇴출을 안 시키고 그냥 이고 가는 겁니다. 기능이 다한 도매시장과 법인들은 과감히 통·폐합하고, 권역별로 일부만 남겨 지역의 농산물을 수집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비효율적인 부분을 줄일 수 있죠. 하지만 주간경향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안에는 이런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역대 정부마다 유통구조 개혁을 얘기하지만, 유통 전문가들은 이것만으로 물가를 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당장 출하가 진행 중인 햇사과도 주산지인 경북 지역의 산불에 병충해까지 겹쳐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기후위기 하나만의 문제도 아니다. 농가는 고령화하고 조직화하지 못한 데다, 정부가 물가 억제를 위해 낮은 관세로 들어오는 수입물량을 늘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농가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취급하는 유통업체 대표 A씨는 주간경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 농정의 가장 큰 문제는 그 품목의 성격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유통도 마찬가지에요. 생산자, 유통인, 학자, 공무원 등 관계자 모두가 들어가 논의하는 품목별 심의위원회 같은 걸 꾸리고 하나씩 접근해야지요. 역대 정부마다 그냥 유통구조만 잡겠다고 하니 답이 안 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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