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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치료제구입 [오관철 칼럼]‘배반의 증시’ 오명을 벗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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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날짜25-11-09 04:08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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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치료제구입 ‘미쳤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가파르게 오르던 주가가 5일 급락했다. 우상향 추세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이르지만 정부·여당은 물론 투자 주체들이 호흡을 가다듬을 시점임은 분명해 보인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의 일차적 요인은 넘치는 유동성이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규제 완화, 확장적 재정으로 증시를 부양하고 있으며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포인트 내렸다. 두번째 요인은 AI발 투자 열기다. AI와 관련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그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세계 경제규모 3위인 독일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을 정도로 커졌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국면) 기대감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다음은 정부와 여당의 강력한 자본시장 선진화 의지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고, 소액 주주에게 유리한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두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은 외국 투자자들 사이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신호로 해석됐다. 앞으로도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증시 부양을 위한 입법이 대기하고 있다.
5일 장세는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부는 낙관론에 빠져선 안된다. “5000피는 당연히 가능하다” “코스피가 4000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 “빚투는 레버리지 투자의 일종”이라는 식의 언급이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투자자들로 하여금 머니게임에 뛰어드는 걸 부추기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아도 ‘나만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가 적지 않고 청년층과 50~60대의 신용거래(빚내서 투자하는 것)가 빠르게 늘고 있다. 코스피 5000은 결과로 기대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
과잉 유동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국면이 도래할 경우 충격은 불가피하다. 그렇잖아도 한국은 금융 불안요인이 산재해 있다. GDP의 90% 규모인 가계부채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부동산 거품은 여전하다. 제2금융권 일부의 부동산 대출 부실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유동성 파티가 종언을 고할 시점에 대비하는 것은 아무리 빨라도 이상하지 않다.
AI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 동력이지만, 경쟁적 과잉투자에 따른 거품론도 만만치 않다. 예컨대 오픈 AI의 기업가치는 5000억달러에 달하지만 2030년까지 흑자 전환이 요원하다고 한다. 향후 기술 운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투자붐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는 진단도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닷컴버블에 빗대는 우려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주가는 성장과 기업 경쟁력 향상의 결과로 오르는 것이 순리에 맞다. 정부의 AI 대전환과 첨단 혁신산업 육성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대기업뿐 아니라 벤처·중소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이 절실하다. 금융·재정정책의 혼합을 통한 수요확대는 긴급처방은 될지언정 한계가 뚜렷하다.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성장이 한국 경제가 가야 할 길이고 그래야 증시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여의도에서는 지나가는 개도 10만원짜리 수표를 물고 다닌다더니만 주식이 미쳐부렀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은행원으로 나온 배우 성동일이 당시 활황이던 주식시장을 보며 던진 말이다. 코스피는 저유가, 저금리, 저환율의 3저 호황과 88 서울 올림픽을 등에 업고 1989년 3월 1000고지를 뚫었다. 요즘은 지수와 체감 장세의 괴리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개미들이 많아서인지 그런 말이 별로 들리지 않는다.
증시 랠리가 과거처럼 자산가나 외국인들의 잔치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강화, 불공정 거래 엄단 등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신뢰받는 자산운용처로 인정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공적 투자경험이 누적되어야 가계자산의 부동산 비중을 줄일 수 있다. 모쪼록 정부와 여당은 ‘한국 증시와 사랑에 빠졌다간 배신당한다’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긴 호흡의 로드맵을 세우길 바란다. 부동산시장에서의 패착을 덮으려 증시를 활용하려는 성급한 유혹에 빠져선 안 된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다. 한국 정부는 “국익 지키고, 글로벌 경쟁력 높였다”고 홍보했다.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투자가 확대될 기회라고, 재계는 환영과 감사 일색이다.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나 부정적 평가도 있다. 애초에 내줄 이유 없는 돈을 빼앗겼으니 잘해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넘어서기 어렵다.
관세협상만 놓고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리는 불확실성이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전이되는 시기를 지나는 중이기 때문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가장 가까운 분기점이다. 미국의 헤게모니 아래 진전된 신자유주의는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이후의 시간은 미국이 헤게모니를 재구축하기 위한 도전의 시간이기도 했다.
세계시장으로 중국을 끌어들인 미국은 자신의 패권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견제와 적대가 본격화되면서 동아시아가 격전장이 됐다.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을 가시화했다.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거대한 국제 분업 체계로 가치사슬을 이루었던 ‘아름다운’ 그림은 악몽의 이유가 되었다.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각축이 이어지는 과정에 한·미 관세협상이 놓여 있었다.
모두의 이목이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회의 결과가 아니라 미·중 정상회담이나 한·미 정상회담에 쏠렸던 것에서 볼 수 있듯 당분간 다자주의적 해법이 기능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쪽으로 힘이 기우는 때가 빠르게 오지도 않을 듯하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중국의 판정승’이라는 평가가 많다. 물론 이것이 몇전 중의 하나가 될지는 아직 열려 있다.
한국도 국익만 생각하며 각자도생의 길을 개척하면 될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하다 보면 위기를 벗어날까?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평가가 어떻건 ‘국내 투자 위축, 산업 공동화, 일자리 감소’는 모두가 우려하는 바다. 이 걱정 어딘가 익숙하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자신을 “노동자를 위해 싸우는 투사”라 말하며 관세폭탄의 명분으로 삼는 말이다.
더 싼 노동력 찾아 기업이 해외로 가는 게 우리 경쟁력이다, 외국 기업 들어오게 노동자 권리 단속하는 게 우리 좋은 일이다…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망쳐온 방식이다. 통제되지 않는 금융화는 위기를 더욱 키웠다. 투자를 구걸하지 않고 협박으로 뜯어내는 것은 미국에만 가능한 일이다. 자유무역 등 기존 규칙을 무너뜨리지만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지 못하는 미국의 모습은 패권의 증거이자 패권이 무너진 증거다. 관세협상 이후 대미 투자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한국을 더욱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자는 주문들이 이어진다. 신자유주의는 자신의 폐허 속에 좀비들을 남겨놓았다.
한국에서 신자유주의가 가속화되면서 펼쳐진 현실은 줄곧 사회 문제로 등장했다. 불안정 노동, 실질소득 감소, 가계부채 증가, 주거 불안, 돌봄 위기, 생태 파괴, 농업 붕괴… 불평등이 심화하며 사회가 파괴된 자리를 떠받치는 일은 이주노동자에게 돌아갔다. 트럼프가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펼치자 일부 산업이 아예 불능 상태에 빠졌던 상황은 한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러나 위기의 구조적 해법을 찾는 일은 늘 뒷전으로 밀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전부터 쌓여온 반세계화 여론은 대안세계화의 정치로 조직되지 못하고 극우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미국 우선’을 말하며 민중의 분노를 흡수하는 트럼프는 위대한 왕이 아니라 왕관을 좋아하는 극우 정치인일 뿐이다. 그는 대안 없음의 가장 강력한 증거이지만 그래서 가장 강력한 대안이 되고 있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지워진 탓이다.
지금이야말로 다른 세계를 말해야 할 때다. 마침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 소식도 전해진다. 세계는 신자유주의 이후 자본주의가 가능한지 질문하는 중이다. 우리도 질문해야 한다. 공장을 닫는다고 노동자의 삶까지 닫아버리게 둘 것인가, GPU를 얻었다고 신나 하며 지구를 태울 것인가, 잠수함이 무기라는 사실을 잊고 주식 호재라 반길 것인가. 사회의 목적은 자본주의 재생산이 아니며, 경제의 목적은 사회의 재생산이어야 한다는 지극한 상식부터 확인하자. 자본이 투자를 놓고 흥정할 때 우리 삶을 협상할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APEC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라며 정부가 벌인 합동단속으로 이주노동자 뚜안이 사망했다. 그는 이주노동자라 국익으로 계산되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다.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에 맞서 우리가 들어야 할 깃발은 ‘한국 우선’이 아니다. 사람이 깃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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