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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트 [이윤학의 삼코노미]사계절을 견디는 지혜, ‘분산투자’의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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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날짜25-09-17 04:36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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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트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달라졌다. 이제 선선한 기운 속에서 가을의 향기가 묻어나온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청첩장이 날아들고, 결혼식장에 울려 퍼지는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결혼행진곡을 듣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음악가 펠릭스 멘델스존의 할아버지, 모제스 멘델스존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는 18세기 독일 유대인의 운명을 바꾼 인물로, 종교적 배타와 사회적 차별을 넘어 유대인도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주장한 계몽사상가였다. 닫힌 게토의 담장을 무너뜨리고 합리와 교육을 무기로 삼아 유대인의 길을 넓혔다.
이 사상의 씨앗은 프랑크푸르트 게토의 좁은 골목에서 자라난 로스차일드 가문에까지 뻗어갔다.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는 환전상으로 출발했지만, 무너진 게토를 나와 그의 다섯 아들은 유럽 전역에 지역분산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전쟁 공포 속에서도 이들은 사라지지 않을 자산, 이동 가능한 자본을 축적하였다. 워털루 전투 직후 영국 국채를 통한 거대한 수익은 단순한 기민함의 결과가 아니었다. 게토에서 배운 생존의 지혜, 위기에 대비한 분산의 감각, 그리고 멘델스존이 불어넣은 계몽의 정신이 어우러져 금융 제국의 기초가 놓였다.
이러한 지혜는 동양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중국 상인들의 격언인 삼분지계(三分之計)가 대표적이다. 하나는 땅에 두고, 하나는 장사에, 나머지는 비상금으로 두라는 단순한 원칙이다. 안정과 성장, 위기 대비를 동시에 염두에 둔 셈이다. 분산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산을 한곳에 몰아넣지 말라는 경험적 지혜는 언제나 존재했다.
현대 금융시장에서의 투자 삼분법은 안전자산, 성장자산, 실물자산으로 나누는 방법이다. 예컨대 예금이나 국공채 같은 안전자산, 주식이나 펀드 같은 성장자산, 그리고 부동산이나 금 같은 실물자산으로 삼등분한다. 초보자에게는 가장 이해하기 쉽고, 위기 상황에서도 일정한 방어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경제와 금융이 복잡해질수록 더 정교한 방식이 요구되어 투자 사분법이 등장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레이 달리오의 ‘올 웨더(All Weather) 포트폴리오’다. 이름처럼 경기의 사계절(호황과 불황,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어느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배분 전략이다. 이는 대략 주식 30%, 중장기 채권 55%, 금과 원자재 각 7.5% 등의 조합이다. 경기 확장기에는 주식이, 불황에는 채권이, 인플레이션에는 원자재가, 위기에는 금이 작동한다. 단순한 예측보다 불확실성 자체를 구조적으로 흡수하는 설계라 할 수 있다.
더 세밀한 방법은 오분법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활용하는 방식으로, 국민연금도 국내주식, 해외주식, 국내채권, 해외채권, 대체투자라는 다섯 갈래로 자산을 나눈다. 대체투자에는 금, 부동산, 인프라, 벤처, 심지어 최근에는 디지털 자산까지 포함된다. 자산 규모가 크고 장기적 운용에 적합하지만, 개인투자자도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이 모든 방법론을 관통하는 원리는 바로 분산투자와 위험·수익의 균형이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이 수학적으로 입증했지만, 그 뿌리는 수백년 전 상인과 철학자의 지혜에서 이미 돋아났다. 위험이 한곳에 집중될 때 인간은 불안정한 역사와 정치, 전쟁과 위기 속에서 자산을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자산, 서로 다른 길을 택할 때, 그 안에서 생존과 기회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최근 시장은 아이러니하다. 경기는 둔화 조짐을 보이는데 주가는 연일 상승한다. 불안한 호황, 그 속에서 투자자들은 자칫 방심하거나 과열된 기대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우산을 준비해야 할 때다. 비는 예고 없이 찾아오고, 준비되지 않은 투자자는 한순간에 휘청인다. 올 웨더 포트폴리오는 단지 한 금융가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시대와 민족을 넘어 축적된 교훈이다. 사상과 자본이 만나 이룬 지혜, 그리고 계절이 바뀌어도 견디는 균형의 원리다.
결혼식장에서 흘러나오는 멘델스존의 선율처럼 시장에도 리듬과 흐름이 있다. 그러나 선율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조율에서 나온다. 사상과 경험에서 비롯된 분산투자의 원리야말로 지금 우리가 새겨야 할 조율이다.
미국과 중국이 4차 고위급 무역회담을 통해 잠정 합의한 미국 내 틱톡 사업권 유지 방안의 윤곽이 전해졌다. 중국의 알고리즘 기술을 넘겨받아 사용하되 오라클 등 미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틱톡을 통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 투자자들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새로운 법인을 세워 미국 내 틱톡 사업운영을 맡는다는 방안이 제안됐다. 투자자 컨소시엄에는 미국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인 오라클과 미국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 앤드리슨 호로비츠 등이 참여한다.
법인 지분 80%는 미국 투자자들이 소유하며 중국 주주들의 지분은 20% 미만으로 줄어든다. 이는 지난해 통과된 소위 ‘틱톡금지법’에 따른 조치다. 바이트댄스에 투자해 온 미국 투자사 서스퀘해나 인터내셔널과 KKR, 제너럴 애틀랜틱 등이 새 법인의 투자자로서 계속 참여한다. 법인 이사 1명은 미국 정부가 임명하며, 본부는 필리핀에 둘 방침이다.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던 미국 내 틱톡 게시물 추천 알고리즘은 틱톡 엔지니어들이 모회사 바이트댄스로부터 라이선스(면허) 형태로 이전받은 기술을 토대로 새로 개발한다. 틱톡 알고리즘 기술 수출을 금지해 온 중국 정부로서는 한발 물러선 것이다.
미국 이용자 데이터도 바이트댄스의 망으로부터 분리하기로 했다. 틱톡과 협력을 해온 오라클이 자사 텍사스 센터에서 미국 카마그라구입 데이터 처리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틱톡은 2022년 미국 사용자 트래픽 전부를 오라클 서버를 통해 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방안은 잠정적인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9일 전화통화에서 합의해야 확정된다.
바이트댄스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향후 틱톡의 알고리즘 기술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지는 불분명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합의한 틀에 따르면 새로운 미국 법인이 틱톡을 통제하지만 일부 중국적 특징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측 협상 자문위원이 중국 기술을 계속 사용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이번 합의를 두고 궁극의 타코(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거래라고 논평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앱이 분리되더라도 틱톡 플랫폼이 유지돼야 미국 이용자들의 콘텐츠가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미·중이 ‘틱톡 매각 문제’에서 빠르게 합의에 근접하고 있지만 무역문제의 돌파구가 열린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진단이 나왔다. 관세, 펜타닐, 반도체 기술통제 등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중국계 정치학자들이 내는 정기간행물 ‘글로벌 차이나’ 편집장인 쑨타이이 미 크리스토퍼뉴포트대 정치학 교수는 중국국제텔레비전네트워크(CGTN)에 보낸 기고에서 최근 협상에서 틱톡이 논의의 중심이 된 것은 이 문제가 가장 긴급하거나 중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전 협상에서 많은 부분이 해결돼 합의하기 더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쑨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 문제를 중국의 협상 의지를 판단하는 ‘리트머스 테스트’로 보는 등 상징성을 부과하면서, 중국도 틱톡을 전략적 의미를 갖는 협상 카드로 보게 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마드리드 회담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양국의 정치적 의지와 국내 압력과 국제적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능력에 달렸다고 전했다.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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