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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 EDM 페스티벌 ‘월디페’, 일본에서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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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날짜25-07-04 22:34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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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월드디제이페스티벌에서는 ‘일본 관객은 조용하다’는 불문율이 깨졌다. 공연 둘째날인 지난달 29일 찾은 현장은 뜨거운 함성과 떼창으로 가득했다. 관객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방방 뛰며 손을 머리 위로 흔들고 큰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일본 월디페는 메인스테이지인 월드스테이지를 포함해 드림스테이지와 재팬나이트스테이지 등 총 3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관객들은 약 1만8000㎡(5445평·9~11홀 기준) 규모의 공연장에서 여러 스테이지를 오가며 공연을 즐겼다.
월디페에 참가한 DJ들은 각각 약 45분~1시간 공연을 펼쳤다. 29일 월드스테이지는 크게 9개의 공연과 클로징쇼로 구성됐다. DJ들은 “도쿄!” “아리가토 고자이마스(일본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고, 무대에서 대형 일장기를 흔들기도 했다.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선 미국 EDM 듀오 체인스모커스는 그들이 왜 헤드라이너인지 실감케했다. 체인스모커스는 ‘로지스’를 시작으로 약 75분간 공연했다. ‘클로저’ ‘파리’ ‘섬싱 저스트 라이크 디스’ ‘돈트 렛 미 다운’ 등 히트곡은 EDM 문외한도 그들의 무대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체인스모커스는 “원! 투!”라고 외치며 능숙하게 관객 호응을 유도했다. 그들의 등장 전부터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으며 기다린 관객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그들을 환영했다. 멤버 앤드류 태거트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려 리듬을 타고, 관객들과 ‘에이 요’를 주고 받았다. 그가 플로어로 잠시 내려오자 관객들이 그를 가까이 보기 위해 무대 앞으로 몰리기도 했다.
시내와 다소 거리가 있는 도쿄 인근 공연장에서 개최된 터라 근처에서 숙박한 관객들이 물품 보관소에 캐리어를 맡기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통상 헤드라이너 공연 시간대인 저녁에 사람이 몰리는 한국 공연과 달리, 일본은 특유의 ‘오픈런’ 문화로 공연 시작을 한 시간 앞두고 공연장이 열리는 오전 11시부터 100명 넘게 줄을 섰다. 장애인 등 이동약자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플로어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한 점도 눈에 띄었다.
이번 공연은 한국 토종 EDM 페스티벌을 해외에 수출한 첫 사례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공연 기획사이자 월디페 주최사인 비이피씨탄젠트가 다양한 온라인 프로모션, 콘텐츠 제작과 공연 사업 등을 벌이는 일본의 사무라이파트너스에 라이선스를 판매했다. 김은성 비이피씨탄젠트 대표를 비롯해 한국 연출팀이 일본 현지로 와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며 공동주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연이 끝난 뒤 만난 김 대표는 “한국에서 살아남은 페스티벌이 글로벌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한 날”이라며 “일본에 와서 이만큼 성공할 줄도 몰랐고, 공연에 감동해주는 관객들이 있는 게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수백개의 공연을 만들었다는 김 대표는 “관객이 평가하는 게 정확하다”며 아직도 관객이 가장 무섭다고 했다. 지난달 28~29일 양일간 모여든 5만2000명의 관객은 그에게 매진이라는 선물을 안기며 성공을 확신케했다.
김 대표는 이번 공연이 흥행한 이유로 “관객들의 니즈를 잘 알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아티스트가 아닌 브랜드를 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연 기획자가 아니라 대중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음악으로 무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와 함께 만난 이리에 히로유키 사무라이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월디페 유치 전 직접 한국에 와 공연을 관람했다고 한다. 그는 “세계 각국의 페스티벌을 가봤는데 월디페가 그중에서 최고로 좋았다”며 월디페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실내 개최에 적합한 대형 공연장인 마쿠하리 멧세를 대관하고 투자도 아끼지 않으며 이번 공연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통상 야외에서 열리는 한국 공연과 다르게 실내 공연장에서 열린 점을 제외하고는 한국 공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 현지화에 주력하지 않은 건 일본 주최 측 요청이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K팝 등 한국 문화가 일본 젊은 세대들한테 통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월디페는 일본을 시작으로 전세계로 뻗어 나간다. 김 대표는 “월디페가 한국만의 행사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해외 여러 국가와 (라이선스 수출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선 내년에도 개최될 예정이다. 29일 공연이 끝난 뒤 무대에는 ‘시 유 어게인 인 2026’(See you again in 2026·2026년에 다시 만나요)라는 문장이 나왔다.
‘가정의 달’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불안해진다. 이 문구는 늘 희생을 요구한다. 남자로서 부인하고 싶지만, 그 희생은 대개 여성의 몫이다. 정책은 가족을 위한 것이고 복지라고 써놓았지만, 정작 남편들은 그걸 ‘자기개발비’쯤으로 해석하는 일도 많다.
사실, 이런 일은 오래전부터 그랬다. 50년 전 독일에서는 아이 옷을 사라고 지급한 아동수당이 이상하게도 아빠들의 양복값으로 증발했다. 정부는 놀랐고, 곧장 수령인을 엄마로 바꿨다. 그러자 수당은 마침내 제자리를 찾아 아이들 옷장에 안착했다. 학계에선 “복지의 도착지 오류”라는 기괴한 개념을 만들었고, 가정 내 자금 흐름의 오묘한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비밀의 역사는 계속됐다. 북유럽에서 남성에게 육아휴가를 의무화했다. 아빠가 육아의 몫을 나누도록 강제한 것이다. 그랬더니, 낚시터를 찾아 강과 바다로 나가는 젊은 아빠들이 난데없이 늘었다. 휴가의 목적은 ‘육아’였으나 사용처는 ‘휴양’이었다. ‘낚시지표’가 유럽 복지정책의 새로운 성과지표로 떠오른 것이다. 당국은 심각해졌고 학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젊은 아빠들은 여전히 강가에 앉아 시간을 낚았다.
한때 유명했던 책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는 남자들에게 일종의 구원이었다. “봐, 우리는 원래 이렇게 태어났어.”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 책은 원래 ‘서로 다르니 이해하자는’ 것이었지만, 남자들은 이를 ‘우리는 이럴 수밖에 없다’는 면죄부로 읽었다. 이해가 아니라 포기였다. 포기는 곧 안도의 다른 말이다. 우릴 더 비난하지 마세요, 우리도 어쩔 수 없어요. 남자들은 그렇게 외쳤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독일에서 진행된 최근의 연구는 이 ‘남자들의 말귀 문제’가 단순한 성향이나 기호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까발린다.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중요한 경제정보를 얻게 되면, 과연 그 정보가 가정의 살림살이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정보를 받은 사람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대체로 파트너에게 그 정보를 공유했다. 그렇다. 남편도 정보를 전달한다. ‘남편은 말을 아낀다’는 속설은 근거 없는 낭설이었다. 문제는 그 정보를 전달받은 배우자의 반응. 아내는 전달받은 정보를 살림살이 판단에 반영했다. 하지만 남편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정보를 듣고도 듣지 않은 듯 행동했다. ‘개무시’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정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언제, 어떻게 주는가도 문제가 아니다. 듣는 능력 자체가 문제다. 연구진은 어려운 전문용어로 설명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남편의 ‘말귀 능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유전적 ‘차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유전적 ‘열세’다.
이 시대를 같이 아프게 살아가는 사내라고 믿었던 나는 슬퍼졌다. 숫자와 그래프가 가득한 논문을 읽고 눈물이 찔끔 날 뻔했다. 결국 문제는 ‘남성 일반’이라기보다는, 듣고도 자기 방식대로 해석해버리는 특정한 태도다. 남자는 정보를 공유하는데, 정작 그 정보를 믿지 않는다. 아니, 귀찮아서 외면한다. 그도 아니면, 이미 정해놓은 답만 듣고 싶어 한다. 말귀를 못 알아먹는 게 아니라, 알아듣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다시 돌이켜 본다. 외면과 고집, 편견과 태만이 합쳐진 그 고요한 무반응의 순간. 옆에서 아내는 중요한 정보를 말해주고 있는데,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어설픈 농담으로 얼버무린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는 이렇게 말한다. “그 얘기, 예전에 했었어, 정말?”
그나마 위안이라면 이 모든 연구가 독일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순간 나는 희망을 품었다. “그래, 독일 남자들, 쟤네들이 원래 좀 그래.” 하지만 왠지 그 말이 나 자신을 향해 돌아오는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 이제는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원래 그런 종이야”라는 자기 위안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가정 살림은 개인의 감각에만 맡겨둘 수 없고, 정보를 듣는 태도야말로 현대 가정의 핵심 역량이다. 대화란 단지 말의 교환이 아니라 서로 듣고 수용하는 가장 작은 민주주의다.
오늘 저녁만이라도 제대로 들어보자. 아내가 하는 말을, 아이가 던지는 질문을, 아니면 자기 자신이 한숨 섞어 말한 그 속삭임을. 언제까지 독일 핑계만 대고 있을 순 없지 않은가. 그나저나 제일 큰 문제는 바로 나다.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는 자신과 배우자, 아들, 딸 명의로 총 26억1300여만원 상당의 재산을 신고했다.
4일 국회에 접수된 인사청문 요청안을 보면 임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의 공동명의로 6억4605만원 상당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소재 아파트(전용 59.94㎡)와 7억1100만원 상당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전세권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임 후보자 본인 명의로는 6억8300여만원의 예금, 자동차 리스 보증금 3850여만원, 임대채무 5000만원을 등을 고지했다.
임 후보자는 2022년 국세청 퇴직 후 입사해 국회의원 당선 때까지 근무한 ‘세무법인 선택’에서 한달 1000만원 가량씩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전세권 3억9600만원과 예금 2억2400여만원, 임대채무 5000만원을 신고했다. 장남 명의 재산으로는 1950여만원을 신고했고, 장녀는 590여만원 상당의 채무를 지고 있다고 신고했다.
1969년생인 임 후보자는 1990년부터 1992년까지 육군에서 복무한 뒤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1994년 행정고시 합격 후 2022년 퇴임할 때까지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등을 역임하며 세무 업무에 종사했다.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 됐고, 현재도 의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 사유서에서 “후보자는 풍부한 국세 행정 경험, 경제 정책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춘 경제 전문가”라며 “국세청 본연의 책무를 충실히 완수하는 동시에 국세행정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함으로써 변화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얼마 전 내게는 혼자만의 특별한 사건이 있었다. 몇년간 시달렸던 악몽을 시로 써서 사람들 앞에서 낭독한 일이었다. 이 일이 내게 특별한 이유는, 여태껏 글을 써오면서 한 번도 내 안의 어두움을 그대로 사람들에게 내보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울증으로 침대에서 도저히 일어나지 못하던 때에도,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육체적으로 연약해져 있는 상태일 때에도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기만 하면 의젓해졌다. 나를 가득 채우고 있는 슬픔과 분노와 억울함이 세상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도록 마음을 달래고 누르면서 내가 받고 싶은 위로를 담은 글을 쓰곤 했다.
그것은 글을 쓸 때 ‘하소연하지 말라’는, ‘독자보다 먼저 울어서는 안 된다’는, ‘감정이 과잉되어선 안 된다’는 내 안에 훈련된 비평가가 날카롭게 쏘아대는 말을 충실히 따른 결과이기도 했다. 그렇게 쓰는 것도 나름대로 좋았다. 타인을 향한 위로가 고스란히 돌아와 나를 위로해주곤 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를 쓸 때는 달랐다.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기 때문일까. 화자를 통제하지 않게 되었다. 마음껏 순간으로 돌아가 상황과 감정을 누렸다. 엄마를 잃어버린 어린아이가 되어서 울어도 보고, 흔해 빠진 진리를 혼자만 깨달은 양 도취도 되어보고, 죽음을 앞둔 노인이 되어 회한에도 젖어보고, 철딱서니 없게 굴며 영원히 놀아보기도 했다.
얼마 전 베를린의 낭독회에선 내 안에 있는 공포심을 혼자 견디기가 너무 어려워서 쓴 시를 낭독했다. 지금까지는 내 안의 좋은 것만 골라 세상에 많이 내놓았으니까, 내 안의 어둡고 무서운 것들도 세상에 내어놓고 세상의 도움을 좀 받자는 심산이었다. 혼자 무서우면 아무래도 더 무서우니까, 무엇이 그토록 무섭고 혼란스러웠는지 가능한 한 자세히 썼다.
번역가 선생님께 시를 보내면서 약간 머쓱해 먼저 공포를 받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내 안의 공포를 꺼내 보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안을 수 있는 품이 생긴 것 아닐까요. 시를 보여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한 일이죠.”
한국어에서 독일어로 시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번역가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두 언어 사이를 오가자니 무의식적으로 택한 시어의 의미와 맥락을 재차 고려해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차차 시를 더 깊이 알아갔다. 공포와 혼란의 실체도 점차 명료해졌다.
낭독회 날. 평소보다 훨씬 긴장했다. 막상 사람들 앞에서 낭독하기 시작하니 거의 신명이 날 정도였다. 공포심을 주었던 대상과 공포심을 느꼈던 대상 양쪽 모두가 되어가며 낭독을 했다. 긴장감이 고조되고 그로부터 도망가려고 애쓰는 화자의 모습이 등장할 때마다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공포와 웃음이 이토록 한 끗 차이구나! 사람들이 웃을 때마다 나는 가벼워졌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호러 영화들을 보며 나는 종종 폭소를 터뜨린다. 아리 애스터 감독의 <유전>에 등장하는 엄마의 화법은 수동공격 달인인 여자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영화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이 엄마의 마감 기한이 가까워질 때라는 사실에 작가로서 어떻게 웃지 않을 수 있을까. 1973년 영화 <엑소시스트>에서도 소녀가 신부에게 침대 위에서 토사물을 발사하는 장면, 음담패설을 쏟아내는 장면은 보고 또 봐도 웃기다. 이런 작품들을 보고 나면 공포의 경험을 자세히 아는 것이 이토록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위안을 받는다.
예술은 인간이 겪는 좋은 경험이 아니라 모든 경험을 다룬다. 훌륭한 예술은 내가 느껴야 할 것 같은 감정이 아니라 실제 느끼는 감정을 드러내준다. 그 안에는 밝은 것도 어두운 것도 다 있다. 빛과 그림자가 일렁이며 만들어내는 모든 찰나의 상들. 그것을 목격하고 옮기는 것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의 자리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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