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 2.0 향해 교차하는 낙관론과 비관론…“위기는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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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날짜25-07-06 06:45 조회0회 댓글0건본문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만 해도 패닉에 빠졌던 전 세계 경제는 5개월이 지난 지금 의외로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목록을 발표한 후 대폭락했던 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통보 예고에도 불구하고 이날 각각 종전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재정적자를 급격히 악화시킬 대규모 감세법이 통과됐음에도, 미 채권시장 역시 아직은 잠잠하다. 앞서 이 법안이 지난 5월 미 하원을 처음 통과했을 때는 30년물 미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서며 시장이 요동친 바 있지만, 이날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외환시장 역시 큰 반응은 없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미 법안 통과 가능성이 선반영돼 있던 상태”라며, ‘예고된 이벤트’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영국 시사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공황에 빠졌던 시장의 반응이 점차 커지는 낙관론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관세 인플레이션 효과는 지금까지 미미했고, 기업 경영진들은 사석에서 무역 분쟁이 합의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이 ‘트럼프 리스크’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는 뜻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했던 관세 수입도 현실화하고 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거둬들인 관세 수입이 1000억달러(약 136조원)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하지만 단기적인 낙관론과는 별개로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이 미국의 번영 기반을 장기적으로 침식할 것이란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 추산에 따르면, 이 법안은 향후 10년에 걸쳐 연방 정부 부채를 4조4000억달러(약 4640조원) 증가시킨다.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98% 수준인 미국 공공부채 규모는 2029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역대 최고 기록(106%)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수입이 도움은 되겠지만 부채비율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외국 투자자들이 이미 미 국채에 대한 관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경고를 최근 내놓은 바 있다. 블랙록 투자 매니저들은 “우리는 미국 정부 부채가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점을 오랫동안 강조해왔고, 이 문제가 계속 방치된다면 미국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특별한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안의 지향점 자체도 국제 사회의 우려를 자아낸다. 이 법안은 고소득층에게 감세 혜택을 몰아주기 위해 저소득층의 호주머니를 터는 ‘역로빈후드법’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CBO 분석에 따르면 미국 소득 하위 10%는 각종 복지 축소로 연간 1600달러(약 220만원)의 소득이 감소하는 반면, 소득 상위 10%는 연평균 1만2000달러(약 1600만원)의 이득을 보게 된다. 특히 저소득층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 예산이 축소되면서 건강보험 미가입자수가 1200만명에 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향후 미국 사회 내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업체들에 대한 각종 보조금을 확대한 반면 전기차 보조금 등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폐지한 것 역시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비용을 인상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감세로 인한 경제 성장 효과가 이 모든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 주장하지만, 실제 경기 부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정부 부채 증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연방준비제도(Fed) 흔들기로 인한 달러 신뢰도 저하가 미국 경제 기반에 장기적인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매체는 “과학연구자금 지원 중단으로 미국의 혁신 동력이 약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법치주의 공격은 미국을 투자위험 지역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성공 기반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전력공사 산하 준공기업인 한전KPS가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는 고 김충현씨의 동료 노동자들에게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다가 거센 반발이 일자 취소했다.
6일 취재를 종합하면, 한전KPS는 지난 3일 ‘1차 트라우마 치료기간 종료 및 작업재개 시행 알림’이라는 공문을 보내 김씨의 동료 하청노동자들에게 업무 복귀를 명령했다. 다음날 김씨가 소속됐던 재하청업체인 한국파워오엔엠은 “한전KPS 태안사업처 공문 및 한국파워오엔엠 본사의 요청에 따라 7일부터 정상 출근을 요청한다”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앞서 한전KPS는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와의 협상 과정에서 “정부 가이드라인만 있다면 정규직 전환에 협조하고, 트라우마 치료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서산출장소는 지난달 5일 한전KPS와 협력업체에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조치를 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6월 말부터 집단·개별 상담이 시작됐다.
김씨는 지난달 2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내 기계공작실에서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한국파워오엔엠 소속 25명, 삼신 소속 13명의 동료 노동자들은 김씨 사고 장면을 목격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상담 결과 고위험군 15명, 일반군 21명 등으로 판정받아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다.
트라우마 치료 프로그램은 심리안정화, 위기상담, 집단상담, 복귀 전 심리·정서·행동 평가 등 5주 이상 진행되는 전문 과정이다. 특히 7일부터 본격적인 ‘위기상담’ 과정에 들어갈 예정인데, 개별 위기상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한전KPS가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린 것이다.
대책위는 동료가 사망한 일터로 복귀하는 것은 사고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어 복귀 시점은 당사자들의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책위와 한전KPS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지난 4일 밤 노동부 서산출장소 점거 농성에 돌입해 노동부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한전KPS 태안사업처의 지시는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비용과 효율만 앞세운 처사”라고 했다. 노동부를 향해서도 “중대재해 이후 트라우마를 겪는 노동자들의 회복을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업무 복귀를 명령하는 사업주 행태를 방조하고 있다”고 했다.
대책위는 지난 5일 오후 서산출장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전KPS와 노동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중대재해 이후 트라우마를 겪는 노동자들에 대한 심리적 회복 조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 복귀를 강제하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라고 했다. 또 “서부발전과 한전KPS를 고발한 뒤에 일어난 명백한 보복 조치”라고도 했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3일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를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노동부와 경찰에 고발했다.
대책위의 강한 반발로 한전KPS는 5일 저녁 업무 복귀 명령을 취소하고 8월29일까지 트라우마 치료기간을 보장하기로 했다. 임금과 복리후생에서도 불리한 처우를 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가 위와 같은 사안을 이행하지 않으면 노동부가 행정명령과 작업 중지 명령 등으로 지도한다. 이태성 대책위 언론팀장은 “노동자들이 온전하게 치료받고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전KPS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의 12·3 불법계엄과 계속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외국인직접투자 신고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6% 감소한 131억달러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미국의 관세 조치와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투자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형별로 보면 그린필드 투자 신고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4.5% 감소(109억7000만달러)했고 인수·합병(M&A)은 44.6% 대폭 감소(21억3000만달러)했다.
급감이 두드러진 업종은 제조업이었다. ‘제조업 부활’을 선언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투자의 ‘미국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과 국내 설비투자 위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기·전자(14억달러·61.6%↓), 기계장비·의료정밀(2억6000만달러·77%↓) 등 장치 산업 중심으로 투자가 줄었다.
국가별로는 지난해 12월 해상풍력 프로젝트 입찰 영향으로 유럽연합(EU)의 투자 신고액이 14.5% 증가(22억4000만달러)했다. 미국의 신고액도 유통·서비스업 중심으로 20.2% 증가(31억300만달러)했다. 그 밖에 일본(25.4% 감소·21억6000만달러), 중국(39%감소·18억2000만달러)의 투자신고는 줄었다.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이 줄었지만 국내에 송금된 투자 자금을 의미하는 ‘투자 도착’ 금액은 2.7% 증가(72억9000만달러)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2023년 대비) 5.7% 늘어난 투자 신고 실적을 바탕으로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외국인직접투자 신고 급감에 대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상반기 실적만으로는 올 한 해 외국인직접투자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새 정부 출범과 미국 관세 불확실성 완화를 계기로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돼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인공지능(AI)·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그린필드 첨단산업을 목표로 한 현지 기업설명(IR), 국내 진출 외국인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한 추가 투자 수요 발굴 등 다양한 투자유치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산업부는 “투자 신고에 그치지 않고, 국내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실제투자인 ‘자금도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5000만달러 이상 대형 투자 유망 신고 건에 대해서는 일대일 밀착 관리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장교 3명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지난 3일 나오면서 이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팀 활동이 출범 3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특검팀이 대통령과 국회에 사건 결과를 최종 보고하면 공식 종료된다.
공군 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이 중사는 2021년 3월2일 선임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피해 사실을 신고한 그는 같은 해 5월18일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부대를 옮겼지만 지속적으로 2차 가해 등에 시달리다 나흘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군검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나오며 2022년 6월 특검이 출범했고, 그해 8~9월 총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장 중사를 포함한 3명이 실형, 2명이 징역형 집행유예, 1명이 벌금 등 총 6명이 유죄를 확정받았다. 2명은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 중사 사망 이후 4년 만에 사건에 마침표를 찍게 된 특검팀 성과와 한계를 짚어봤다.
이 중사 사망은 한국 사회에 큰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처음으로 군대를 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이 통과됐고 100일간 수사를 벌였다. 특정인의 죽음을 규명하기 위한 첫 특검이기도 했다. 군검찰이 사건을 은폐·무마·회유하려 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군사법원법도 개정됐다.
2022년 7월부터 시행된 개정법은 군 성폭력 범죄, 사망 또는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 입대 전 범죄 등 3대 범죄를 민간 경찰에 이첩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군 인권침해와 차별행위를 조사해 시정조치와 정책권고를 할 수 있는 군인권보호관이 신설됐다.
국방부는 이 중사 사망 직후 공군으로부터 사건을 받아 재수사했지만 초동수사 담당자와 지휘부는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특검은 성폭력 발생 후 1년6개월이 지난 뒤에 수사하고도 2차 가해자와 공군 수사 담당자 등을 기소했다. 특검팀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중사의 사망 원인에 직접적인 성폭력 피해는 물론 이후 군 내에서 발생한 2차 가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가해자들을 속속 처벌했지만 한계도 컸다. 특히 가해자 장 중사는 특검팀 출범 전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기소됐는데,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징역 7년을 선고해 1심의 징역 9년에서 2년 감형했다. 이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으로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조직 내에서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소외된 것도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피고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했다.
특검은 자신이 억울하게 고소를 당한 것처럼 말하고 다닌 장 중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기소했고, 징역 1년이 추가됐다. 장 중사에 대한 혐의는 모두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총 징역 8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사건 이후 이 중사에게 2차 가해를 한 당시 중대장과 윗선에 허위 보고한 사건 담당 군 검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이 중사 사망 원인이 부부 사이 문제인 것처럼 왜곡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공군본부 공보 담당 장교, 사건 은폐에 대한 군 검사들의 대화 녹취록을 위조·조작한 전직 공군 법무관에게는 각각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가해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관련자들의 인적 사항 등을 공군본부 법무실장에게 누설한 국방부 군무원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2명은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과 20비행단 김모 당시 대대장이다. 전 전 실장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가 개시되자 수사검사에게 연락해 사건의 진행을 무마하려 한 혐의로, 김 전 대대장은 이 중사의 직속 상급자로서 사건 발생 이후 2차 가해 차단 조치를 하지 않고 가해자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허위 보고한 혐의로 특검이 기소했다. 이들은 군 고위 간부로서 당시 피해를 방치하고, 이 중사를 조직 내에서 고립시켜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으나 결국 무죄를 받았다.
이 중사 유족은 군 상부의 조직적 사건 은폐의 전모를 밝혀내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특검은 “그 심정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고인 사망 이후 1년이 지난 후 발족돼 시간 경과에 따른 인적·물적 증거가 소실, 훼손됐다”며 진상규명에 한계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특검은 전 전 실장에 대한 면담강요죄 혐의를 법원이 소극적으로 판단한 것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2심 재판부는 면담강요죄가 증인·참고인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수사 담당자에게 면담을 요구한 전 전 법무실장의 행위에 이 법을 적용해 처벌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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