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4시간씩 기다려야 할 수도···운전면허증 갱신 대상자 15년 만에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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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날짜25-07-08 13:38 조회1회 댓글0건본문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운전면허 갱신 대상자 중 6월까지 면허증을 갱신한 사람은 전체 대상자 중 37%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운전면허는 65세 미만의 경우 10년마다, 65세~74세는 5년마다, 75세 이상은 3년마다 갱신을 해야 한다.
올해 운전면허증 갱신 대상자는 약 490만명이다. 최근 15년 중에선 가장 많은 인원이다. 지난해 갱신 대상자는 390만명으로 올해보다 100만명 적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연말에 갱신이 몰릴 것이 다른 해보다 더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막판 갱신’에 나선 대상자들이 몰려 갱신 신청부터 면허증 발급까지 4시간 이상 소요됐다. 경찰청은 “올해는 대상자가 전년보다 늘어 연말에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운전면허증 갱신 신청부터 발급까지는 2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경찰청은 “지금 면허증을 갱신하면 연말에 비교해 10분의 1 정도의 시간만 걸린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올해 절반이 지났는데 갱신 대상자가 약 300만 명이 남았다”며 “대기 시간이 짧은 9월 이전에 운전면허시험장에 방문하거나, 온라인 적성검사·갱신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고 말했다.
운전면허증 갱신은 전국 27개 운전시험장과 각 경찰서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안전운전 통합 민원 누리집( 이용할 수도 있다.
제드 바틀릿이 말했다. “제 비서실장 리오 맥개리는 안식일에도 일하겠다고 고집합니다. 출애굽기 35장 2절은 (안식일에 일하는 자는) 죽음에 처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저에게 그를 죽여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나요?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요?”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 시즌2 3회 ‘중간선거’ 편에서 대통령 바틀릿(마틴 신 분)이 리셉션에서 만난 극우 방송 진행자 제이컵스에게 한 말이다. 방송 중 동성애를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말한 점을 바틀릿이 지적하자 제이컵스는 “제가 아니라 성경이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바틀릿은 현대에서 폐기된 구약의 여러 규범을 예로 들며 제이컵스를 통박한다.
바틀릿은 이렇게도 말했다. “출애굽기 21장 7절이 허용하듯이 전 제 막내딸을 노예로 팔 의향이 있어요. 딸아이는 조지타운대 2학년이고, 이탈리아어를 유창하게 합니다. 자기 순서가 되면 항상 식탁을 말끔히 치우죠. (노예로 파는 데) 괜찮은 값은 얼마입니까?”
바틀릿은 경전의 ‘취사선택’ 문제를 드러낸다. 종교연구자 심현중은 지난 5월28일 <‘동성애는 죄’? 왜 ‘남에게 돌을 던질 때’만 경전을 글자 그대로 볼까?>라는 글에서 “성서의 기록이 진리라고 믿으며, 이를 토대로 세상의 질서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실은 ‘입맛에 맞는 구절만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바틀렛 대통령은 (제이컵스와의 ) 논박으로 지적했다”고 말한다. 그는 ‘특정 구절들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다른 구절들은 못하거나 다르게 해석하는’ 성경해석의 ‘체리피킹’과도 이어 들여다본다. 그는 현대 미국 기독교인들이 ‘동성애 금지’ ‘여성의 교회 내 권위 제한’ ‘십일조’는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데, ‘노예제도 허용’ ‘안식일 일 금지 위반 시 사형’ ‘혼방직 의복 금지’ ‘돼지고기 섭취 금지’ ‘고리대금업 금지’ 등은 조용히 무시한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기득권을 건드리는 구절들(고리대금업, 재산 재분배)은 ‘문화적 맥락’이 되고, 성적 소수자나 여성의 권리와 관련된 구절들은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법’이 된다. ‘강약약강’의 전략 아닐까”라고 짚었다.
한국에선 차별금지법 반대 문제가 불거지면 곧잘 <웨스트윙>의 이 장면과 대사가 SNS에 공유된다. 국무총리 김민석이 과거 차별금지법을 두고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는 지속될 수 없다”며 반대한 게 알려졌을 때도 다시 이 장면이 엑스 등에 오르내렸다. 차별금지법에 관한 입장은 여야가 차이가 없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오래전부터 뜻을 같이해왔다. 극우 전광훈을 비판하면서도, 차별금지법과 반동성애만큼은 건들지 않았다. 대통령 이재명도 지난 3일 차별금지법을 두고 “중요한 우리 사회의 과제 중 하나이기는 한데 민생과 경제가 더 시급하다. 국회가 사회적 토론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대선 후보와 당 대표 시절 표명한 ‘나중에’ ‘사회적 합의’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20년 가까이 ‘사회적 합의’라는 말을 내세우며 법안을 미루고 있다.
이 에피소드가 미국 현지에서 방영된 건 2000년 10월18일이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공유되는 건 성소수자에 관한 기성·기득권 정치가 역행하거나 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석의 차별금지법 발언이 보도된 뒤 1997년 대선 당시 후보였던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권영길의 관련 발언도 다시 주목받았다. 미국 드라마의 가상 인물뿐만 아니라 오래전 한국 현실 정치인의 발언을 다시 찾아 의미를 새겨야 할 정도로 차별금지법에 관한 상황은 악화했다. 한국 정치·사회 부문의 우경화, 극우화를 드러낸 게 반 차별금지법 문제다.
1997년 11월 한겨레는 각 후보에게 ‘동성애자들의 생각이나 삶을 다룬 책, 영화, 연극을 본 적이 있는지? 그들의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었다.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은 “동성애도 이성애와 같이 인간에 대한 애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이단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성애자 활동 역시 인권보장의 한 부분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은 “영화 <필라델피아>를 보았다. 나는 한국 사회가 동성애 운동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사회적 여건을 갖추었고, 당국 역시 이러한 사회 조류에 발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보수 후보들도 지금 극우화된 보수에서 찾을 수 없는 전향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신한국당 후보 이회창은 “이들의 사회운동화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동성애자들의 사생활도 인정받고 인권도 보장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이 가는 점도 있다”고 했다. 국민신당 이인제는 “(동성애는) 사회에 저항하고 자신의 성아이덴티티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자연의 섭리를 바탕으로 인간다운 삶이 과연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영화 <필라델피아>에 나타난 것처럼 동성애자를 하나의 신성한 인격체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라고 답했다. 당시 후보 중 김대중과 이회창, 권영길은 가톨릭 신자였다.
이 인터뷰를 최근 엑스에 게시한 정치사회철학 연구자 김원(@oneisarangj99)은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당선된 노무현은 다음 해 대통령 취임식에 3년 전 커밍아웃한 홍석천을 초대했다”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
몇년 전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여름 여행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바다, 계곡, 강, 실개천까지 모두가 ‘물’을 말하는 중이었다.
“여름은 바람이지.” 아무 말이 없던 20년 차 여행작가 선배가 불쑥 한마디 했다. 아침 바람, 찬 바람도 아니고 여름바람이라니. 뚱딴지같은 소리에 모두가 의아한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잠시 뜸을 들이던 선배는 여름엔 바람이 좋은 곳으로 가라고, 신선 같은 말을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어느 여름 서천에 다녀온 후 그 말을 이해하게 됐다. 바람 쐬러 간다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곳, 서천이었다.
▲짠내 빠진 해풍을 상쾌하게 들이마시길 바람, 장항송림산림욕장
서천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장항송림산림욕장이다. 솔숲에 들어서자마자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청량한 공기가 코끝에서 몸 전체로 금세 퍼진다. 분명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인데 비린내가 전혀 없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1만2000여그루의 소나무가 거친 해풍을 어르고 달래서 ‘순한 맛’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장항송림의 시작은 1954년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모래로부터 주변 농경지와 가옥을 보호하기 위해 인근 장항농고 학생들이 2년생 해송을 심은 것이다. 바닷바람과 세월을 이기고 자리를 지킨 결과 생태, 경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2021년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됐다.
소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은 서너 명이 나란히 걷기에 좁은 듯하지만 그래서 더 정겹다. 중년 여성들이 오솔길을 걸으며 여고생처럼 까르르 웃음꽃을 피워낸다. 중간중간 쉼터와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쉬어가기 좋고, 발길 아래로는 맥문동, 해국, 송엽국 등 다양한 초화류가 소나무 그늘 아래 자라고 있다. 8월 말이 되면 보랏빛 맥문동꽃이 장관을 이룬다. 600만본이 식재된 맥문동 꽃밭은 전국 최대 규모로 매년 10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송림 북쪽 끝에서 바다 반대 방향으로 1분만 걸어가면 어린이들을 위한 숲속 놀이터가 나온다. 일반 아파트 놀이터보다 기구 종류도 2배 이상 많고 소나무 그늘 밑이라 덥지도 않다. 산림욕은 하고 싶지만 아이들이 지루해할지 걱정인 부모님들도 맘 편히 방문해도 좋다.
▲재밌길 바람, 장항도시탐험역
장항선의 종착역인 장항역은 장항항, 장항제련소와 함께 지역 경제 발전을 견인했다. 해방 후에도 승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교통 거점으로 활약했으나, 도로 교통의 발달로 2008년 화물만 취급하는 간이역이 되었다가 2017년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그리고 2019년 리모델링을 거쳐 ‘장항도시탐험역(사진)’으로 재탄생했다. 역사와 광장은 전시, 공연, 행사를 진행하는 문화관광플랫폼이 되었다.
현재 14명의 예술 작가들이 참여한 <장항 1931, 움직이는 경계展>이 열리고 있다. 역사 건물은 물론 플랫폼, 열차 안까지 곳곳에 작품들이 흩어져 있어 마치 탐험하듯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사람과 화물을 연결하는 역으로서의 쓰임은 끝났지만 예술 작품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맨발로 자유롭길 바람, 서천 갯벌
송림해안을 따라 이어진 해변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서천 갯벌이다. 갯벌로 나가는 입구에는 맨발로 나간 주인을 기다리는 신발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서천 갯벌은 5개 읍면 72.5㎞에 달하며 모래 갯벌과 펄이 조화롭게 구성돼 있어 해안선이 아름답다. 자연 그대로의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는 갯벌에는 다양한 종류의 조개류, 해조류, 게 등이 서식하고 있다. 이들을 먹이로 하는 노랑부리저어새, 큰기러기 등 새들에게도 갯벌은 삶의 터전이자 휴식처이다.
푹푹 꺼지는 모래사장과 달리 모래 갯벌은 단단하면서도 쿠션감이 있어 맨발 걷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발바닥 전체에 갯벌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도시에서 맨발 걷기를 하려면 황톳길, 흙길을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양말과 신발만 벗으면 바로 시작이다. 다만 송림과 달리 여름 햇빛이 강할 수 있으니 우산이나 양산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갯벌로 들어가는 송림 양끝에는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도가 있어 마무리도 깔끔하다.
▲눈도 즐겁길 바람, 송림동화
송림산림욕장 3주차장 바로 옆에는 붉은 벽돌의 근사한 건물이 하나 있다. 지난해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송림동화이다. 2개 동 중 1개 동은 전시관(사진)으로 주로 사용되고, 나머지 1개 동은 카페, 기념품점, 다목적 프로그램실로 운영 중이다. 개관 기념 무료로 운영 중인 전시관 건물로 먼저 들어간다. ‘빛과 자연의 동화’라는 주제로 4개 구역에서 각기 다른 빛과 색의 향연이 이어진다. 특히 3개의 벽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체험 공간에는 10개 남짓 빈백 의자가 있어 편하게 누워 감상할 수 있다. 방금 원시 자연을 보고 왔음에도 디지털이 주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모습은 또 다른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관 건물과 지붕이 연결된 맞은편 건물로 건너간다. 송림과 바다를 향해 난 통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일반 테이블 뒤로는 계단식 스탠드가 있는데 통창을 향해 있어 어느 자리에 앉아도 솔숲이 눈에 들어온다. 카페에서는 커피와 음료, 베이커리, 그리고 서천군이 제작 지원한 기념품과 홍보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평소에는 출출한 배를 채우고 바다와 소나무 숲을 보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축제나 행사 때는 공연과 전시가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고 하니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느긋하게 쉬길 바람, 판교마을
서천의 마지막 여행지는 판교마을이다. 이 마을의 부제는 ‘시간이 멈춘 마을’이다. 옛것을 간직하고 있다는 의미겠지만, SF영화의 폐허가 된 마을이 떠올라 도착 전까지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일 뿐, 판교마을의 시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판교극장이다. 입구 왼편에는 영화 포스터가, 오른쪽에는 매표소가 이곳이 극장이었음을 알려준다. 출입문에는 호신술, 낙법, 쌍절봉이라는 극장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적혀 있어 자료를 찾아보니 건립 당시에는 마을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회당으로 활용되었고, 이후 1970년대까지는 극장, 극장이 문을 닫은 후로는 체육관, 2000년대 이후에는 도토리묵 제조공장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마을의 역사가 극장 건물에 모두 담겨 있던 셈이다.
판교마을은 일제강점기 식량 수탈과 징용을 위해 판교역이 만들어지고 장터와 면사무소, 주재소 등이 옮겨오면서부터 커지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충남의 3대 시장 중 하나였던 우(牛)시장이 생기면서 전북과 충남의 상권이 집중되었다. 한창때는 주민 수가 8000명이 넘기도 했으나, 1980년대 이후 도시화와 건축 제한에 묶이면서 그때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하게 되었다.
옛 마을의 흔적은 어느 특정 장소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골목 곳곳에 옛 폰트를 간직한 채 남아 있다. 흡사 마을 전체가 영화 세트장을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문이 닫힌 채 비어 있는 점포도 있지만 옛 간판을 달고 그대로 운영 중인 곳도 많아서 시간이 멈춘 것이 아니라 천천히 흐르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단층 점포들은 대부분 나무문과 슬레이트 지붕을 얹고 있는데 특이하게 2층 건물이 있어 가봤더니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운영하던 쌀가게로 지어진 적산가옥이다. 지금은 장미사진관(사진)으로 불리는데 옛 모습을 간직한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이외에도 3대가 운영했던 술도가 동일주조, 시장 초입의 삼화정미소, 화려했던 시절을 엿볼 수 있는 우시장벽화, 판교특화음식촌으로 활용 중인 옛 판교역과 그 앞에 판교역전슈퍼, 공영슈퍼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
▶알고 가세요
장항송림산림욕장은 3주차장이 제일 가깝다. 송림동화에 들른다면 건물 뒤편에 주차하는 것도 가능하다. 장항스카이워크는 엘리베이터 공사로 8월14일까지 휴관이다. 조개잡기 등 갯벌체험을 원한다면 송림갯벌체험장에 문의해 물때를 확인한 후 방문하면 된다. 판교마을을 돌아보기 전 판교면 행정복지센터에 들르면 스탬프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지도를 보며 보물찾기를 하듯 옛 건물을 찾는 재미가 있다. 스탬프를 다 찍으면 그림엽서를 받을 수 있다. ※송림갯벌체험장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788-1(문의 010-2242-5954)
“도스토옙스키와 제 영혼이 탯줄로 연결된 것 같습니다.”
김정아 번역가(56)는 7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러시아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4대 장편’을 10년에 걸쳐 완역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 삶은 ‘도 선생’(도스토옙스키)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뉘어왔는데, 이젠 새로운 분기점이 생겨서 4대 장편을 번역하기 전과 후로도 구분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은 <죄와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로, 방대한 분량과 종교적·철학적 깊이 때문에 한 사람이 네 작품을 완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런데 김 번역가는 <죄와 벌>을 시작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유작이자 마지막 장편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전 3권·지식을만드는지식)까지 완역한 것이다.
그가 번역한 4대 장편의 분량은 <죄와 벌> 1322쪽, <백치> 1권 776쪽·2권 804쪽, <악령> 1권 880쪽· 2권 816쪽,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권 755쪽·2권 619쪽·3권 791쪽 등 총 6763쪽에 이른다. 김 번역가는 “2017년 작업을 시작해 8년 정도가 걸렸고, 그 이전에 편역에 들인 시간까지 더하면 10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김 번역가는 “유명 인문 출판사에서 나온 번역 작품 등으로부터 100곳도 넘는 오역을 다 잡아냈다”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작품을 한땀 한땀 뜨는 심정으로 지속한 번역은 이전 번역본과 질적으로 다르지 않을까 자부한다”고 밝혔다.
김 번역가는 4대 장편 번역에 도전한 계기를 두고 “도스토옙스키 소설 일부분을 편역해서 여러 권 펴냈는데, 그걸 읽은 박영률 지식을만드는지식 대표가 ‘김정아 박사와 도스토옙스키 사이에 영혼의 스파크가 느껴진다’며 번역을 제안해주셨다”고 했다.
패션회사 ‘스페이스 눌’의 대표이기도 한 김 번역가는 매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번역작업을 한 후 회사로 출근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그는 “5시에 퇴근하고 8시에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도스토옙스키와 나의 시간을 가졌다”며 “(죄와벌 번역 이후) <백치> 때는 앉아서 작업하는 대신 서서 허리에 복대를, 목과 손목에 보호대를 차고 진행했다”고 전했다.
김 번역가는 “제 인생의 90%는 도스토옙스키가 만들었다”면서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이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스토옙스키는 제 삶에 나침반이 되어준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김 번역가는 특히 도스토옙스키의 4년간 시베리아 유형(流刑) 이후 펴낸 4대 장편에 녹아있는 인류에 대한 연민과 사랑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김 번역가는 4대 장편 가운데 가장 추천하는 작품으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꼽으며 “뒤도 돌아볼 필요 없이 이 작품을 고르겠다”며 “완벽한 마스터피스”라고 말했다. “번역하다 ‘못하겠다, 죽겠다’ 할 정도로 너무 힘든 5~6장을 지나면서 인간에 대한 연민이 사랑이고, 연민이 없으면 비어 있는 사람, 지옥은 ‘사랑할 수 없는 고통’이라는 대명제가 작가가 후대에 남긴 유언처럼 쓰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여기엔 <죄와 벌>이, <백치>가, <악령>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김 번역가는 러시아 정부가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푸시킨 메달’ 최종 후보에 올라있다.
경제·민생 현안에 집중할 듯공직 분위기 다잡는 역할도야당 협조 기대하긴 어려워
김민석 국무총리가 3일 이재명 정부 첫 총리로 공식 임명되면서 새 정부 출범 한 달 만에 대통령을 보좌해 행정을 책임질 국정의 핵심축이 채워졌다. 김 총리는 민생 회복에 중점을 두고 곧장 직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회 임명동의안이 제1야당 불참 속에 처리되면서 ‘통합 총리’로 서는 데는 난관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김 총리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후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로써 이재명 정부는 지난달 4일 출범 후 한 달 만에 총리 자리를 채웠다.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총리직에 이 대통령 측근이 임명되며 국정 운영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리는 내각을 이끌며 경제와 민생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임명동의안 가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폭정 세력이 만든 경제위기 극복이 제1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12·3 불법계엄과 급격한 국제질서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됐다며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로 규정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새 정부의 공직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도 김 총리의 과제다. 김 총리는 “대통령의 참모장”으로서 아직 내각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이재명 정부의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총리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흔들림 없이 국정 운영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바로 산적한 국정 현안을 직접 챙기고 발로 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김 총리 인준을 끝까지 반대한 점은 여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이어질 각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협조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의 반대에도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양상이 반복될 경우 일방적인 국정 운영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 수 있다.
국민의힘은 김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에 불참하며 규탄대회를 여는 등 여당 주도 인준을 강하게 비판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결격 사유가 넘친다”며 “인준 강행으로 국민들 분노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를 넘어 의원님들의 지혜를 국정에 접목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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